백남준 아트센터 黑과茶의 환상

4월의 조금 침전된 후기

백남준 아트센터에 다녀왔다.
음, 그러니까 두 달 전에.

엊그제, 사진폴더를 정리하다 발견하고
기억의 구석을 휘적휘적 저어
부유하는 덩어리들을 건저내어 본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외관은 그랜드 피아노 모양을 하고 있었다.
정면에서 보면 반듯해 보이지만,
뒤편으로 살짝 돌아들어가면 돌담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곡선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 옆으로 펼처진 동그마한 언덕.
가을에 책이라도 펼쳐들고 뒹굴고 싶게 생긴 언덕이다.

아트센터의 정면을 따라 늘어선 거대 컬러콘들.
2층에 전시되고 있는 수퍼 하이웨이 첫 휴게소 기획展의
이미지를 반영한 설치물로 보인다.


1층은 백남준선생님의 상설전시관이다.
아트센터 치고는 드물게 실내에서 촬영이 허가되더라.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백남준 선생님의 커다란 사진과,
TV물고기, 그리고 이전 퍼포먼스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소머리가 눈에 띤다.


출구와 입구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구조로
그 공간을 선생님에 관한 책을 자유롭게 둔
휴식공간과 같은 전시실이 위치한다.

선생님의 작품 특성 상
외벽에 따라 iPOD과 시청각 셋트를 설치해,
실제로 보고 들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선생님의 작품 중 참 좋았던 것은
TV가든



거의 회화나 사진전만 다녀봐서 그런지
이런 공감각적이 경험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할 때, 옆의 뒤의 작품의 불빛이 소리가
침범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묘한 공간의 입체성과 조화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기획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퍼 하이웨이 첫 휴게소

공간의 구성이 참 매력적이었다.



기다란 통로 끝에 자리한 영상이 있던 작품
죄송하게도 작품명을 잊어버렸지만, 참 좋았다.

   

뒤돌아 나오는 길에 빛이 새어나오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그 외에 커다란 나무구조물과, 선생님의 작업실을 재현한 기억의 공간
그 반대편에 늘어선 브라운관들에 비춰진 선이 만들어내는
그 이미지의 연속이 너무 좋았다.

 


외벽을 감싼 이미지들에 빛이 투과되면서
마치 스태인드글라스 같은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나무로 구성한 전시물이
적절히 공간을 가르고 재구성하고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 장.



지금은 이 기획전이 끝나고
'신화의 전시-전자 테크놀로지'전이 진행 중 이다.



나오는 길에 석양이 비치고 있었다.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집으로.
아직 익숙치 않은 분야라 얼마나 내가 즐길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상상 외로 너무 즐거운 관람이었다.

집에서 가깝기에 기획전이 바뀔 때마다 찾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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